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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Radiology(대한영상의학회지)의 PMC 등재기
편집장 정정임 (가톨릭의대 영상의학과)

대한영상의학회지(이하 대영지)가 2022년 10월 PMC 등재가 완료됨에 따라 PubMed에서 검색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동안 많은 국내 잡지들이 PMC 등재가 되었는데, 새삼 대영지의 PMC 등재가 주목을 받는 것은 대영지가 한글 논문을 싣는 잡지이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동안 Medline에 등재되지 않은 한글잡지로서 PMC에 등재된 예가 없었기 때문에 등재 신청을 하면서도 반신반의했었었고, 가장 큰 관문인 Scientific quality review를 통과한 다음에도, 선례가 없었기 때문에 PubMed 검색을 확인할 때까지 안심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PMC에 대영지의 한글 논문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보면 감회가 새롭다. 이번 등재기에는 그동안 한글잡지로서 살아남기와 PMC 등재 과정을 소개하고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대영지는 대한영상의학회의 대표공식학술지로 1964년 5월에 “大韓放射線醫學會雜誌”라는 학술지명으로 창간되었다. 창간 당시 연 1회 출간한 이래로 계간지, 격월지, 월간지를 거쳐 현재는 격월지 발행을 하고 있으며, 잡지명도 “大韓放射線醫學會誌”, “대한방사선의학회지”, “대한영상의학회지”로 바뀌었다. 학회지의 영문표기도 “The Korean Journal of Radiology”, “Journal of the Korean Radiological Society”,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Radiology”로 변화되었다. 대영지는 논문의 초록과 그림을 제외한 본문은 한글로 작성하는 한글 잡지였으나, 2007년 56권 1호부터 한글 논문과 영어 논문을 같이 싣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영어 논문이 70-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대영지가 오랜 역사를 지닌 대한영상의학회의 대표 잡지였으나, 국제의학학술지 색인등재를 위해 영문 잡지인 Korean Journal of Radiology (KJR)가 2000년에 신설되고, 이어 KJR이 PubMed와 SCIE에 등재되면서 대한영상의학회의 학술적 대표 잡지의 중심이 KJR로 옮겨가게 되었다. 대영지의 논문투고 수가 줄고 읽는 독자가 없어 대영지의 존폐 유무에 대한 고민이 생겼을 즈음, 학회는 해결책으로 통합되어 있던 KJR과 대영지 편집장을 분리하였고, 2015년 분리된 이후 처음 대영지 편집장을 맡게 되었다.
편집장으로서 가장 고민이 되었던 것은 대영지의 정체성이었다. 이미 KJR이 영문잡지로서 훌륭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영지의 역할은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을 편집위원들과 거듭하다가, 전체 회원들의 의견을 취합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에 따라 2018년과 전체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하였다. 이 설문조사는 대영지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고, 동력이 되었다. 대영지 발전방향에 대해서 2가지를 제시하였는데, ‘전문의 평생교육과 영상의학과 정책이슈를 다루는 협회지로서의 역할을 추진할 것인가’와 ‘KJR의 부속지로서 영문화하여 SCIE 등재를 목표로 할 것인가’였다 (이것에 대한 미국 영상의학의 모델이 있었는데, 각각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Radiology와 Radiographics이다). 설문으로 수렴된 회원들의 의견은 협회지로서의 역할을 더 바라고 있었고, 한글잡지로 유지하는 것을 원하였다. 이 설문을 바탕으로 2019년 대영지는 Special Issue 중심의 대대적인 개편을 하였고, 개편 이후 회원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하지만 여전히 대학에서 국제색인에 등재되지 못한 잡지는 업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게재된 훌륭한 논문들이 국내용으로만 읽힌다는 제한점이 있으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글잡지 등재를 허용하는 SCOPUS에 등재신청을 하였고, 2019년 10월에 등재되었다. 이에 용기를 얻어 2020년 Medline에 등재신청을 하였다. 당시에 PMC가 Non-English 잡지 등재를 허용하는 것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기존의 한글논문잡지가 등재되어 있는 Medline에 먼저 도전하였는데, 아쉽게도 Medline 등재신청은 탈락하였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많은 부족한 점을 보완하게 되었고 PMC 등재신청의 밑거름이 되었다. PMC가 2019년부터 영문논문의 비율이 50% 이상인 Non-English 잡지 등재를 허용한다는 정보를 듣고 2021년 4월 등재추진위원회를 결성하여 준비하였으며 2021년 12월 20일 등재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이후 2022년 1월 3일 Initial application screening을 통과하였고, 2022년 3월 23일 Scientific quality review 통과, 2022년 6월 28일 Technical evaluation 통과하여 PMC 등재가 확정되었고 NLM의 잡지정보에 PMC Forthcoming으로 기재되었다. 이후 PubMed에 검색되기까지 다른 잡지들보다 1달 정도 좀 더 긴 3개월의 공백이 있었는데, 이는 학술지명 때문이었다. 그동안 NLM에 등록된 학술지명은 대영지의 한글발음을 로마자로 변환한 Taehan Yongsang Uihakhoe Chi로 되어 있었다. 이는 PMC에서의 학술지 서지가 그동안 사용해온 J Korean Soc Radiol이 아닌 Taehan Yongsang Uihanhoe Chi로 되는 것을 의미하였다. 이에 우리가 그동안 사용해온 J Korean Soc Radiol로 해줄 수 없느냐는 문의를 하였는데, 그동안 NLM에 보관한 대영지의 표지에 “대한영상의학회지”로 표기되어 있으므로 바꿀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잡지가 영상의학과 관련잡지라는 것을 쉽게 인지하려면 J Korean Soc Radiol로 표기되어야 하므로 ISSN을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Radiology로 새롭게 받아야 해서 시간이 좀 더 소요되었다.
PMC 등재가 되고 난 후 어떻게 대영지가 등재가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그동안 투고규정과 윤리규정, 논문의 수준이 국제적인 기준에 맞게끔 여러 정비를 한 것도 있었겠지만, 대한영상의학회지의 고유의 역사와 협회지로서의 특성을 가치 있게 본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무엇보다 이러한 인정의 근간에는 한국 의학, 특히 한국 영상의학의 우수성이 크게 작용했을 거라고 짐작한다. 과거 경험상 법령이나 제도에 관한 자료를 찾을 때는, 영어 이외의 언어로 된 논문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일본이나 유럽의 선진국 논문들인 경우 원본을 찾아서 번역하는 수고를 해서라도 그 내용을 알고자 했었다. 이처럼 한글 논문이 포함된 잡지를 등재시킨 것은 수준 높은 한국의료제도나 정책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큰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 본다.
지금까지 자세하고 긴 대영지의 PMC 등재기였다. 현재 한글잡지를 발행하거나, PMC 등재를 도전하는 잡지의 편집인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자세하게 적어보았다. 앞으로도 대영지는 대한영상의학회 회원들과 함께, 더 발전하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란 다짐도 함께 적으며 마무리 한다.